거액익스포저 규제
금융기관의 특정 차주 등에 대한 신용공여가 과도한 경우 해당 거래상대방의 채무불이행 등의 발생시 해당 금융기관의 자본건전성을 심하게 훼손할 가능성(편중리스크)이 있다. 바젤Ⅱ에서는 이러한 편중리스크를 직접 규율하지 않고 각국 감독당국이 편중리스크를 점검·관리하도록 하였다.
우리나라는 은행법 등에서 동일인·동일차주 신용공여 한도 제도를 통해 편중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한편 금융위기 이후 금융기관간 상호연계성에 의한 시스템 리스크를 억제하고 편중리스크의 근본적인 관리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바젤위원회(BCBS)는 거액익스포저 규제를 2019년 1월 도입하였고 우리나라는 2019년 3월 시범실시한 이후 2024년 2월부터 시행 중이다.
동 규제는 거액익스포저를 단일 거래상대방 또는 연계된 거래상대방그룹(경제적 상호의존성이 있는 거래상대방들로 구성되어 거래상대방들 중 하나가 파산하면 다른 모든 거래상대방들이 파산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그룹)에 대한 익스포저의 합계가 은행 기본자본의 10% 이상인 경우로 정의하고, 거액익스포저 현황을 금융당국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한편, 거액익스포저비율(거액익스포저를 은행 기본자본으로 나눈 값)이 25%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쉽게 이해하기
거액익스포저 규제는 은행이 한 거래상대방, 또는 함께 쓰러질 가능성이 큰 상대방 묶음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걸지 못하게 막는 규칙입니다. 익스포저는 대출, 지급보증, 채권 보유처럼 상대가 망하면 잃을 수 있는 금액을 모두 더한 것입니다.
한 바구니에 달걀을 몰아 담으면 그 바구니 하나가 떨어질 때 전부 깨집니다. 은행도 큰 고객 한 곳에 돈이 쏠려 있으면 그 고객 하나가 무너지는 것만으로 손실을 메울 자본이 바닥날 수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에서는 은행들이 서로에게 큰돈을 물려 있어 한 곳의 부실이 줄줄이 번졌고, 이 경험이 국제 공통 기준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상대방을 하나씩만 세지 않고 묶어서 보는 이유는 쪼개기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한 기업에 줄 돈을, 매출 대부분을 그 기업에 기대는 협력사들처럼 운명이 묶인 여러 곳에 나눠 주면 하나하나는 작아 보여도, 사실상 한 곳에 건 것과 같은 위험입니다. 그래서 한쪽이 파산하면 나머지도 함께 무너질 만큼 얽힌 상대방들은 하나로 합산합니다.
기준이 되는 기본자본은 은행이 손실을 가장 먼저 떠안는 자기 돈입니다. 이 자본의 10%에 이르는 익스포저부터는 은행이 당국에 정기적으로 알려야 하고, 25%는 넘을 수 없는 상한입니다. 보고선과 상한선을 따로 두어 위험이 쌓이는 과정을 미리 보면서 끝선은 확실히 막는 구조입니다. 우리나라는 은행법의 신용공여 한도 제도에 더해 이 국제 기준을 2024년부터 정식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본자본이 1조 원인 은행이라면 한 상대방(또는 상대방 묶음)에 대한 익스포저가 1,000억 원(10%) 이상일 때 거액익스포저로 보고하고, 2,500억 원(25%)을 넘길 수 없습니다. 이 은행이 한 기업집단에 대출 1,500억 원, 지급보증 700억 원, 회사채 400억 원을 갖고 있다면 합계 2,600억 원으로 기본자본의 26%가 되어 상한을 넘습니다. 은행은 100억 원 이상을 줄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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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금융안정과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