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준비제도

Reserve Requirement

중앙은행이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예금 등과 같은 채무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은행이 예금고객의 지급요구에 응하기 위해 미리 준비해 놓은 유동성 자산을 지급준비금이라 하고, 적립대상 채무 대비 지급준비금의 비율을 지급준비율이라 한다.

지급준비금은 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하고 있는 자금(지준예치금)과 보유하고 있는 현금(시재금)으로 구성된다. 지급준비제도(Reserve Requirement)는 1863년 미국에서 예금자보호를 위해 법정지급준비금을 부과한 것이 효시라 할 수 있다.

그 후 1930년대 들어 지급준비율을 변경하여 본원통화를 조절하면 승수효과를 통해 통화량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급준비제도는 중앙은행의 유동성조절수단으로 그 위상이 높아졌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금융의 자유화 및 개방화 등으로 시장기능에 바탕을 둔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공개시장운영이 주된 통화정책 수단으로 부각된 가운데 지급준비제도는 여러 한계점으로 인해 정책수단으로서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되었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지급준비율 변경을 통해 금융기관의 자금사정을 변화시키고 시중유동성을 조절할 수 있으며 나아가 금융안정을 도모하고 금융시장에 중앙은행의 정책방향을 강력하게 알리는 공시효과가 있기 때문에 지급준비제도는 여전히 유용한 정책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쉽게 이해하기

지급준비제도는 은행이 받은 예금의 일정 비율을 대출로 내보내지 말고 중앙은행 계좌나 금고 속 현금으로 남겨 두게 하는 제도입니다. 은행은 예금 대부분을 빌려주고 이자를 벌기 때문에, 예금자들이 한꺼번에 돈을 찾으러 와도 내줄 수 있도록 일부를 묶어 두게 한 것이 출발점입니다.

이렇게 남겨 둔 돈을 지급준비금, 예금처럼 적립 대상이 되는 빚에서 이 돈이 차지해야 하는 몫을 지급준비율이라 합니다. 지급준비금으로 인정되는 돈은 두 가지로, 중앙은행에 맡겨 둔 예치금과 고객에게 바로 내주려고 은행 창구와 금고에 두는 현금입니다. 어느 쪽이든 당장 꺼내 쓸 수 있다는 점이 같습니다.

이 비율이 통화정책 수단이 되는 까닭은 은행이 돈을 불리는 방식에 있습니다. 은행이 빌려준 돈은 다시 어느 은행엔가 예금으로 들어오고, 그 은행은 지급준비금만 남기고 또 빌려줍니다. 이렇게 돌고 돌면 중앙은행이 처음 공급한 돈(본원통화)이 몇 배의 통화량으로 불어나는데, 묶어 두는 비율이 높을수록 한 바퀴마다 더 많이 묶여 불어나는 배수가 작아집니다.

다만 비율을 바꾸면 모든 은행의 자금 사정이 한꺼번에 크게 바뀌어 조금씩 조절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1980년대 이후 금융시장이 커지고 규제가 풀리면서, 중앙은행은 시장에서 채권 등을 사고팔아 돈의 양을 맞추는 공개시장운영을 주로 쓰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지급준비율 조정은 은행들의 자금 여력을 직접 바꿔 금융 불안을 누르는 데 쓸 수 있고, 중앙은행이 어느 쪽으로 가려는지 시장에 강하게 알리는 신호가 되므로 지금도 쓰입니다.

예를 들면

어느 은행에 예금이 1,000억 원 있고 지급준비율이 5%라면 50억 원은 지급준비금으로 두고 나머지 950억 원까지 대출 등에 쓸 수 있습니다. 비율이 7%로 오르면 묶어 둘 돈이 70억 원이 되어 쓸 수 있는 돈이 20억 원 줄어듭니다. 빌려준 돈이 모두 예금으로 되돌아온다고 단순하게 가정하면, 통화량은 5%일 때 본원통화의 최대 20배(1 ÷ 0.05), 7%일 때는 약 14.3배(1 ÷ 0.07)까지 불어날 수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사례이며, 실제 사안은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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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통화정책의 수단1 / 8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