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건전성부담금제도

동아시아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우리나라가 겪었던 금융위기는 호황기에는 자본이 과도하게 유입되고 불황기에는 급격히 유출되는 자본유출입의 변동성에 주로 기인하였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국은행은 금융·외환위기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과도한 자본유출입의 변동성을 제어하는 한편 우리 경제의 거시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 외환부문 거시건전성정책 수단을 도입하게 되었는데, 이의 일환으로 2011년 8월에 외환건전성부담금제도를 도입·시행하였다.

외환건전성부담금제도는 과도한 외화차입을 억제하고 외채구조의 장기화를 유도하기 위하여 은행의 비예금성외화부채(=전체외화부채-외화예수금-경과성자금 등)를 대상으로 계약 만기별로 0.02∼0.2%의 부담금을 부과하였으며 적립된 부담금은 외국환평형기금에 귀속되어 위기 시 금융기관에 대한 외화유동성 지원에 활용되도록 하고 있다. 2015년 7월 금융업권 간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과체계를 단순화하기 위하여 외환건전성부담금의 부과대상 및 부과요율 체계를 중심으로 제도를 개편하였으며, 현재는 만기 1년 이내의 비예금성외화부채에 대해 0.1%의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쉽게 이해하기

외환건전성부담금은 은행이 외국에서 빌린 외화 빚, 특히 만기가 짧은 빚에 물리는 부담금입니다. 단기 외화 차입에 비용을 조금 얹어 덜 빌리게 하려는 장치입니다.

단기 외화 빚이 위험한 까닭은 위기 때 한꺼번에 빠져나가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좋을 때는 외국 돈이 싸게 들어와 은행들이 만기가 짧은 달러를 잔뜩 빌리지만, 위기가 닥치면 외국 채권자들이 만기 연장을 거부하고 돈을 거둬 갑니다. 1997년과 2008년에 우리나라가 달러 부족으로 크게 흔들린 것도 이런 쏠림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담금은 외화부채 가운데 고객이 맡긴 외화예금처럼 비교적 오래 머무는 돈을 빼고, 시장에서 빌려 온 부분에만 매깁니다. 처음에는 만기가 짧을수록 요율을 높게 매겨 같은 돈이라도 길게 빌리도록 유도했고, 2015년 개편 때는 업권 사이의 형평을 맞추도록 부과대상을 손보고, 1년 이내 단기 부채에 한 가지 요율을 매기는 단순한 구조로 바꾸었습니다.

걷은 돈은 외국환평형기금에 쌓였다가 위기 때 외화가 마른 금융기관에 빌려주는 재원이 됩니다. 평소 단기 차입에 매긴 비용으로 위기 때의 구멍을 메우니 보험료와 비슷한 구조입니다. 거꾸로 환율이 크게 올라 외화 공급을 늘려야 할 때는 정부가 부담금을 한시적으로 면제해 차입을 북돋운 적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느 은행이 만기 6개월짜리 외화를 1억 달러 빌려 1년 내내 굴린다고 합시다. 2011년 도입 당시 가장 짧은 만기에 매긴 0.2%를 적용하면 한 해 부담금은 20만 달러이고, 같은 돈을 가장 긴 만기로 빌려 0.02%를 적용받았다면 2만 달러로 10배 차이가 납니다. 2015년 개편 뒤의 0.1%라면 10만 달러로, 1달러 1,400원이면 약 1억 4,000만 원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사례이며, 실제 사안은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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