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어음
CP · Commercial Paper
기업어음(CP; Commercial Paper)은 신용상태가 양호한 기업이 상거래와 관계없이 운전자금 등 단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자기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융통어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상거래에 수반되어 발행되는 상업어음(commercial bill, 진성어음)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법적으로는 상업어음과 같은 약속어음으로 분류된다. CP는 발행절차가 간편하고 통상 담보없이 신용으로 발행되는 데다 대출대비 금리메리트도 있어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CP 발행은 민간기업, 공기업, 증권사, 카드사, 특수목적회사(SPC) 등이 담당한다. CP의 할인 및 매출은 주로 증권회사가 담당한다.
한편, 은행, 자산운용회사 및 보험회사 등의 CP 할인은 활발하지 않다. 은행의 경우 CP 할인이 대출로 간주되어 동일인 여신한도의 제한(자기자본의 20%)을 받는 데다 당좌대출, 상업어음할인 등 다양한 형태로 기업에 단기자금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CP의 주요 매입주체는 자산운용회사의 MMF, 은행신탁, 증권신탁 등이다.
쉽게 이해하기
기업어음(CP)은 신용이 좋은 기업이 몇 달 쓸 돈을 빌리면서 언제 얼마를 갚겠다고 써 주는 차용증입니다. 물건을 사고 대금 대신 건네는 상업어음과 달리 오로지 돈을 마련하려고 발행해 '융통'어음이라 부르지만, 법으로는 둘 다 약속어음이어서 같은 규칙을 따릅니다.
기업이 이 방법을 좋아하는 까닭은 빠르고 싸기 때문입니다. 회사채처럼 갖출 서류가 많지 않고, 보통 담보 없이 신용만으로 발행할 수 있으며, 금리가 대출보다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담보가 없으니 투자자는 기업의 신용만 믿고 돈을 넣는 셈이어서 신용등급이 중요하고, 만기가 짧아 계속 새로 발행해 갚아 나가야 하므로 시장이 얼어붙으면 기업이 갑자기 돈줄이 막힐 수 있습니다.
CP는 보통 이자를 따로 붙이지 않고 액면보다 싸게 팔았다가 만기에 액면 금액을 갚는 방식, 곧 할인 방식으로 거래됩니다. 증권회사가 기업에서 이렇게 사들인 뒤 투자자에게 다시 팔아 넘기는 중개를 주로 맡습니다.
은행이 CP를 잘 사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은행이 사면 그 기업에 돈을 빌려준 것으로 잡혀 한 회사에 빌려줄 수 있는 한도를 깎아 먹고, 은행에는 대출이나 어음할인처럼 기업에 돈을 댈 다른 길이 많습니다. 그래서 CP를 마지막에 사 가는 쪽은 MMF나 신탁처럼 짧은 기간 돈을 굴릴 곳을 찾는 투자자의 자금입니다.
예를 들면
액면 100억 원, 만기 91일인 CP를 연 4% 할인율로 산다고 합시다. 할인액은 100억 원 × 4% × 91/365 ≈ 9,973만 원이므로 투자자는 약 99억 27만 원을 내고, 91일 뒤 기업에서 100억 원을 돌려받습니다. 기업은 이 차이만큼을 이자로 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