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해이

도덕적 해이는 거래당사자의 한쪽이 상대보다 양질의 정보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상태(정보의 비대칭성)에서 계약이 이루어진 후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이다. 예를 들면 주주와 전문경영인, 은행과 차입자 간의 계약을 들 수 있다.

전문경영인은 회사의 경영상황에 대해 주주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주주가 아닌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를 전문경영인의 도덕적 해이라 한다.

또한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차입자가 계약대로 차입금을 적절한 투자에 사용하는지를 은행이 정확히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는 차입자의 도덕적 해이에 해당한다. 도덕적 해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화하거나, 전문경영인이나 차입자(대리인)의 이해를 주주나 은행(주인)의 이해와 일치시키는 장치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여기서 주인과 대리인의 이해가 일치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를 주인-대리인 문제 또는 대리인 문제라고 한다. 한편 정보의 비대칭성 상태에서 계약이 이루어지기 전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로는 역선택이 있다.

쉽게 이해하기

도덕적 해이는 계약을 맺은 뒤, 상대가 자기 행동을 낱낱이 지켜볼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 상대에게 불리하게 행동하는 문제입니다. 핵심은 '계약을 맺은 다음'과 '상대가 볼 수 없는 행동' 두 가지입니다.

일을 맡긴 쪽(주인)과 맡은 쪽(대리인)이 바라는 것이 다르고, 맡긴 쪽이 일하는 모습을 다 확인할 수 없을 때 생깁니다. 주주는 회사 가치가 오르기를 바라지만, 월급을 받는 경영자는 넓은 사무실이나 회사 덩치 키우기를 더 좋아할 수 있습니다. 돈을 빌린 사람은 약속한 사업 대신 더 위험한 곳에 돈을 넣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잘되면 이익은 자기 몫이고, 망하면 손실의 상당 부분을 은행이 떠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해법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가려진 행동을 드러내는 것으로, 회계감사와 공시, 대출금 사용처 보고처럼 상대가 무엇을 하는지 볼 수 있게 만듭니다. 다른 하나는 바라는 것을 같은 방향으로 묶는 것으로, 경영자에게 회사 주식을 줘 주가가 올라야 경영자도 이득을 보게 하거나, 대출에 담보를 잡아 빌린 사람도 손실을 함께 지게 합니다.

자주 함께 나오는 역선택과는 문제가 생기는 시점이 다릅니다. 역선택은 계약하기 전에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서 생기고(건강이 나쁜 사람일수록 보험에 더 들려는 경우), 도덕적 해이는 계약한 뒤 상대가 어떻게 행동할지 몰라서 생깁니다(보험에 든 뒤 조심성이 줄어드는 경우).

예를 들면

은행이 A씨에게 공장 설비를 사라고 1억 원을 빌려줬는데, A씨가 몰래 그 돈을 위험한 투자에 넣었다고 합시다. 투자가 성공해 2억 원이 되면 A씨는 1억 원을 갚고 1억 원을 챙기지만, 실패해 2,000만 원만 남으면 은행은 8,000만 원을 떼입니다. A씨가 3,000만 원짜리 담보를 맡겼다면 실패할 때 A씨도 그 3,000만 원을 잃고 은행 손실은 5,000만 원으로 줄어, A씨가 함부로 위험을 지기 어려워집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사례이며, 실제 사안은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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