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정보저장소
TR · Trade Repository
거래정보저장소(TR; Trade Repository)는 장외파생상품(OTC Derivatives) 거래에 대한 상세 정보를 중앙 집중적으로 수집, 보관 및 관리하는 금융시장인프라(FMI)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리먼브라더스 사태에서 장외파생상품 거래의 불투명성이 위기를 증폭시킨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G20 정상들은 시장 투명성 강화를 위해 모든 장외파생상품 거래 정보의 보고 의무화를 합의했고, 이에 따라 TR 도입이 추진되었다. TR의 주요 역할로는 정보 집적 및 관리, 리스크 모니터링, 시장 투명성 제고, 규제 당국의 감독 지원 등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거래소(Korea Exchange, KRX)가 2015년 TR사업자로 선정되어 시스템을 구축하였으며, 2021년 4월부터 장외파생상품 거래 정보 보고 의무화가 시행되면서 KRX-TR이 공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쉽게 이해하기
거래정보저장소는 금융회사끼리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일대일로 맺은 파생상품 계약의 내용을 한곳에 모아 두는 기록 보관소입니다. 증권거래소 바깥에서 맺는 계약이라 '장외'라고 부르며, 금리스왑이나 통화선도처럼 조건을 당사자끼리 정하는 계약이 대부분입니다. 저장소는 결제시스템처럼 시장 전체가 함께 기대는 공용 기반시설로 취급됩니다.
이런 계약은 원래 두 회사의 장부에만 남아서, 누가 누구에게 얼마만큼의 위험을 지고 있는지 감독당국도 다른 회사도 알기 어렵습니다. 2008년 큰 투자은행이 쓰러졌을 때 그 회사와 계약을 맺은 곳이 어디이고 손실이 얼마인지 아무도 몰라 금융회사들이 서로 돈 빌려주기를 꺼렸고, 이 불안이 위기를 키웠습니다. 그 뒤 주요국이 이런 계약을 빠짐없이 신고하게 하자고 약속하면서 저장소가 생겼습니다.
계약을 맺은 금융회사는 상대방, 금액, 만기, 기초자산 같은 조건을 정해진 기한 안에 저장소에 신고합니다. 흩어져 있던 계약이 한 데이터베이스에 모이면 당국은 특정 회사나 상품에 위험이 쏠리는지 곧바로 볼 수 있고, 시장 전체의 거래 규모 같은 집계 통계를 공개해 시장참가자도 흐름을 알 수 있습니다. 저장소는 기록만 모을 뿐 거래를 대신 결제하거나 이행을 보증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청산소와 다릅니다.
국내에서는 한국거래소가 이 저장소를 운영합니다. 국내 금융회사가 맺은 장외파생상품 계약 정보가 이곳으로 모이므로, 당국은 회사마다 따로 자료를 받지 않고도 시장 전체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A은행이 B증권사와 명목금액 1,000억 원, 만기 3년, 고정금리 3.0%의 금리스왑 계약을 맺으면 계약 상대, 금액, 만기, 금리 조건을 거래정보저장소에 신고합니다. 당국이 저장소 자료를 모아 보니 B증권사가 여러 은행과 같은 방향으로 맺은 금리스왑이 모두 5조 원에 이른다면, 금리가 크게 움직일 때 손실이 B증권사 한 곳에 몰릴 수 있음을 미리 알아채고 점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