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금융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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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금융기관간 자금결제를 위하여 1994년 12월부터 가동 운영하고 있는 거액지급시스템으로 금융기관의 콜거래, 외환 및 증권매매 등에 따른 원화자금 이체는 대부분 한은금융망을 이용하여 한국은행에 개설된 당좌예금을 이용해 계좌이체하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한은금융망은 금융기관간 원화자금 이체 이외에 한국은행 대출금 지원 및 상환, 국고금 수납 등 한국은행과 금융기관간 자금이체를 처리하고 어음교환시스템, 지로시스템 등 소액지급시스템의 은행간 채권·채무 결제에도 이용된다.
한은금융망은 실시간총액결제방식에 다자간 동시처리결제(차액결제) 요소를 추가한 혼합형결제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결제과정에서 신용리스크를 제거하는 동시에 일중 결제유동성도 절약할 수 있다. 이밖에 결제유동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대기관리제도, 일중당좌대출제도 및 일중RP제도, 반일물콜거래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2024년 12월말 현재 20개 국내은행을 포함하여 32개 외국은행 국내지점, 84개 비은행금융기관 등 총 136개 기관이 한은금융망에 참가하고 있다.
쉽게 이해하기
한은금융망은 은행 같은 금융기관끼리 큰돈을 주고받을 때 쓰는, 한국은행이 운영하는 전산 결제망입니다. 각 기관이 한국은행에 열어 둔 계좌 사이에서 돈을 옮기므로, 결제가 끝난 돈은 떼일 걱정이 없는 중앙은행 돈입니다.
금융기관 사이에는 하루에도 엄청난 금액이 오가고, 한 곳에서 결제가 막히면 그 돈을 받아 다른 데 갚으려던 기관까지 줄줄이 막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룻밤 빌리고 갚는 콜거래나 외환·증권 거래의 원화 대금처럼 굵직한 돈은 대부분 이 망으로 처리합니다. 우리가 쓰는 계좌이체나 수표처럼 작은 결제도, 은행끼리 하루치를 모아 정산하는 마지막 단계에서는 결국 이 망을 거칩니다. 한국은행 자신도 이 망으로 금융기관과 돈을 주고받습니다. 은행에 대출을 내주고 돌려받을 때나, 은행 창구로 들어온 세금 같은 나랏돈(국고금)을 넘겨받을 때도 이 망을 씁니다.
결제 방식에는 두 가지 고민이 맞섭니다. 건마다 바로 전액을 옮기면 상대가 못 갚을 위험은 없지만 그만큼 손에 쥔 돈이 많이 필요하고, 여러 건을 모아 차액만 옮기면 돈은 적게 들지만 정산 때까지 위험이 남습니다. 한은금융망은 건별 즉시 결제를 기본으로 하면서, 서로 맞물린 지급들을 한꺼번에 상계해 동시에 끝내는 장치를 더해 두 장점을 함께 노립니다.
그래도 하루 중 잠깐 돈이 모자라는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잔액이 부족한 지급을 바로 거절하지 않고 줄 세워 두었다가 돈이 들어오면 내보내고, 한국은행이 그날 안에 갚는 조건으로 돈을 잠시 빌려주기도 합니다. 지급 하나가 막혀 연쇄적으로 멈추는 일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예를 들면
A은행은 B은행에, B은행은 C은행에, C은행은 A은행에 각각 100억 원을 보내야 하는데 세 은행 모두 한국은행 계좌에 10억 원씩만 있다고 합시다. 한 건씩 전액을 옮기려 하면 누구도 먼저 100억 원을 낼 수 없어 세 건 모두 멈춥니다. 세 지급을 한꺼번에 묶어 상계하면 각 은행이 내고 받을 돈이 똑같이 100억 원이라 실제로 옮겨야 할 차액이 0원이 되고, 세 건이 동시에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