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자 합의
플라자 합의는 1985년 9월 22일 미국, 일본, 독일(당시 서독), 프랑스, 영국 등 주요 5개국(G5)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여 체결한 국제 통화 및 환율 정책 합의이다. 플라자 합의라는 명칭은 이 합의가 이루어진 미국 뉴욕의 플라자호텔에서 따 온 것이다.
이러한 합의는 먼저 당시 미국 달러화의 지나친 강세로 인해 미국의 무역적자가 심화되고 있었던 반면 다른 선진국들은 자국 통화의 약세로 경기침체를 겪고 있었다는 것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합의는 그러한 현상을 해결하기 위하여 달러화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하락시키고,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 등 주요국 통화의 가치를 절상시키기로 하였다.
합의 이후 2년간 엔화는 달러 대비 약 65.7%, 마르크화는 약 57% 절상되었는데 그 결과 일본의 경우 수출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되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내수경기 부양과 저금리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일본의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과열되어 버블이 형성됐고 이후 이어진 버블 붕괴는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장기 불황)’의 원인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쉽게 이해하기
플라자 합의는 1985년 주요 5개국이 '달러값이 너무 비싸니 함께 끌어내리자'고 약속한 일입니다. 환율을 시장에만 맡기지 않고 여러 나라 정부와 중앙은행이 한목소리로 방향을 정했다는 점에서, 국제 공조로 환율을 움직인 대표 사례로 꼽힙니다.
달러가 비싸면 미국 물건은 외국에서 비싸지고 외국 물건은 미국에서 싸집니다. 그러니 미국은 수입이 수출보다 훨씬 빨리 늘어 무역적자가 쌓였고, 미국 의회에서는 수입을 막는 보호무역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반대편 나라들의 사정도 편하지 않았습니다. 돈이 달러로 몰려 자기 나라 통화가 약해지자 이를 붙들려고 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했고, 경기는 가라앉았습니다. 미국 시장이 닫히는 것보다 다 함께 환율을 고치는 편이 낫다는 데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실제로 쓴 수단은 외환시장 개입이었습니다. 각국 중앙은행이 가진 달러를 시장에 내다 팔고 자기 나라 통화를 사들이면 달러는 흔해져 값이 내리고 엔화·마르크화는 귀해져 값이 오릅니다. 여러 나라가 한꺼번에 움직였고 합의 사실이 공개되자 시장 참가자들도 같은 방향에 돈을 걸면서 달러 약세가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가장 큰 대가를 치른 나라는 일본입니다. 엔화 값이 2년 사이 크게 오르자 같은 값에 수출해도 엔화로 손에 쥐는 돈이 줄어 수출 기업이 타격을 입었습니다. 일본은 이를 메우려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었는데, 그 돈이 땅과 주식으로 몰려 거품이 생겼고 거품이 꺼진 뒤 1990년대의 긴 불황이 이어졌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환율을 억지로 맞춘 뒤 그 충격을 돈 풀기로 막으려다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교훈으로 자주 인용됩니다.
예를 들면
계산을 쉽게 하려고 합의 전 1달러가 240엔이었다고 가정합시다. 일본 회사가 1만 달러짜리 자동차를 미국에 팔면 240만 엔을 받습니다. 여기에 정의가 든 '엔화 약 65.7% 절상'을 그대로 적용하면 1달러는 약 145엔(240 ÷ 1.657 ≈ 144.8)이 되어, 같은 1만 달러를 받아도 약 145만 엔으로 95만 엔가량 줄어듭니다. 실제 환율의 움직임과는 다를 수 있는 어림 계산이지만, 예전처럼 240만 엔을 받으려면 미국 판매가격을 약 1만 6,600달러로 올려야 하니 미국 소비자에게는 일본 차가 훨씬 비싸진다는 점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