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플레이션
Cheapflation
저가 상품 가격상승률이 고가 상품보다 더 큰 현상을 말한다. 통상 저소득 계층이 저렴한 제품을 더 많이 소비하는 점을 고려할 때 저소득층이 더 높은 인플레이션 고통을 겪는 결과로 이어진다.
우리나라에서도 팬데믹 이후 저가상품의 가격이 더 크게 상승하는 칩플레이션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칩플레이션으로 저소득층-고소득층 간 실효물가의 격차가 확대되는 등 인플레이션 불평등이 심화된다.
따라서 통화정책을 통해 전체적으로 물가안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저소득층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길이다.
쉽게 이해하기
칩플레이션은 값싼 물건의 값이 비싼 물건보다 더 빨리 오르는 현상입니다. 영어 cheap(값싼)과 inflation(물가상승)을 합친 말로, 반도체를 뜻하는 칩(chip)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이 현상이 문제인 까닭은 사람마다 장바구니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공식 물가상승률은 모든 가구의 평균 장바구니로 계산하지만, 소득이 적은 가구는 같은 품목이라도 싼 브랜드와 저가 제품을 주로 삽니다. 저가 제품 값이 더 오르면 이들이 실제로 겪는 물가 오름은 평균보다 높아집니다. 가구마다 자기 소비 구성으로 다시 잰 물가가 실효물가이고, 그 차이가 벌어지는 것을 인플레이션 불평등이라 부릅니다.
왜 하필 싼 물건이 더 오를까요? 흔히 드는 설명은 두 가지입니다. 저가 제품은 값에서 원재료와 운송비가 차지하는 몫이 커서 원가가 오르면 값에 그대로 번지고, 비싼 제품은 브랜드 값과 이윤 여유가 있어 덜 흔들립니다. 또 물가가 오르면 사람들이 비싼 제품에서 싼 제품으로 갈아타 수요가 몰립니다. 팬데믹 뒤 원가가 크게 뛰었을 때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저가 제품 값만 골라 누를 수 있을까요? 통화정책은 특정 품목이 아니라 경제 전체의 물가를 다루는 수단입니다. 전체 물가가 안정되면 원가 상승이 싼 제품 값으로 번질 여지도 줄어들므로, 물가 오름 자체를 잡는 것이 소득이 적은 가구의 부담을 가장 넓게 덜어 준다는 것이 이 용어가 담은 정책적 결론입니다.
예를 들면
저소득 가구는 지출의 80%를 저가 제품에, 20%를 고가 제품에 쓰고, 고소득 가구는 30%를 저가 제품에, 70%를 고가 제품에 쓴다고 합시다. 1년 동안 저가 제품 값이 6%, 고가 제품 값이 2% 올랐다면 저소득 가구의 실효물가는 0.8×6%+0.2×2%=5.2% 오르고, 고소득 가구는 0.3×6%+0.7×2%=3.2% 오릅니다. 같은 해에 두 가구가 겪는 물가 오름이 2%포인트 차이 나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