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대부자 기능

Lender of Last Resort

최종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기능은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일시적인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금융기관에 대하여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하여 부족자금을 신속하게 대출해주는 기능을 말한다. 즉, 개별 은행에 대해 예금인출요구가 일시에 몰릴 경우 지급능력의 유무와 관계없이 유동성 부족상태에 직면하게 되고 이는 해당 은행의 파산, 나아가 은행의 연쇄 도산 등으로 이어져 국민경제적으로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오게 되므로, 중앙은행이 시중에 충분한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사람들의 심리를 안정시키고 위기의 확산을 방지하여 전체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기능 수행 시에는 금융기관의 과다차입 및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시장금리보다 다소 높은 수준의 대출금리가 적용된다. 이와 같은 기능은 중앙은행이 독점적인 발권력을 가진 데 따른 것으로서 중앙은행의 중요한 고유기능의 하나이다.

한편 최종대부자 기능의 개념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그 범위가 확대되었는데, 중앙은행은 금융안정 회복을 위해 개별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였고, 이를 전통적인 최종대부자 기능과 구분하여 최종시장조성자(market maker of last resort) 기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쉽게 이해하기

최종대부자 기능은 다른 곳에서 돈을 구할 수 없게 된 금융기관에 중앙은행이 마지막 기댈 곳이 되어 급한 돈을 빌려주는 역할입니다. '최종'은 시장의 다른 대출자들이 모두 등을 돌린 뒤에도 남는 마지막 대출자라는 뜻입니다. 중앙은행은 돈을 직접 찍어낼 수 있어 아무리 큰 금액도 바로 마련할 수 있기에 이 역할을 맡습니다.

이런 장치가 필요한 까닭은 은행의 구조에 있습니다. 은행은 예금을 받아 대부분을 오래 묶이는 대출로 내주므로, 예금자가 한꺼번에 몰려오면 재산이 넉넉한 은행이라도 당장 내줄 현금이 모자랍니다. 한 곳이 문을 닫으면 다른 은행 예금자도 불안해 돈을 빼고, 은행끼리 빌려준 돈까지 막혀 위기가 번집니다. 중앙은행이 돈은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 주면 서둘러 돈을 뺄 이유가 사라져 소동 자체가 가라앉습니다.

다만 도움이 너무 쉬우면 금융기관은 무리하게 영업하다 막히면 중앙은행에 기대면 된다고 여기게 됩니다. 이것이 도덕적 해이입니다. 그래서 일부러 시장보다 조금 비싼 금리를 매겨, 시장에서 돈을 구할 수 있는 곳은 찾지 않고 정말 막힌 곳만 쓰게 합니다. 싸게 빌려주면 위기 때마다 손을 벌리는 습관을 키우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은행 몇 곳이 아니라 시장 전체에서 사겠다는 사람이 사라졌습니다. 그러자 중앙은행들은 개별 기관에 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에 직접 돈을 풀어 거래가 다시 돌게 했습니다. 거래 상대가 사라진 시장에서 마지막 거래 상대가 되어 준다는 뜻에서, 이를 최종시장조성자 기능이라고 따로 부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자산이 100조 원이고 그중 현금이 5조 원뿐인 A은행에 나쁜 소문이 돌아, 하루에 예금 15조 원을 찾겠다는 요청이 몰렸다고 합시다. 대출은 당장 거둬들일 수 없으니 10조 원이 모자랍니다. 다른 은행들도 불안해 빌려주지 않을 때, 중앙은행이 대출채권 등을 담보로 10조 원을 빌려줍니다. 이때 시장금리가 연 3%라면 그보다 조금 높은 연 3.5% 같은 금리를 매겨, 급한 불을 끈 뒤에는 A은행이 스스로 시장에서 자금을 구하도록 이끕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사례이며, 실제 사안은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