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화폐
Legal Tender
법정화폐(Legal Tender)란 법률에 의해 인정되는 공적 지불수단의 성격을 지닌 화폐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국가가 법률로 부채의 상환, 상품 구매, 세금 납부 등에 있어서 반드시 수령하고 경제적 거래가 완결됨을 의미한다.
국가마다 법정화폐로 인정되는 범위가 다른데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은행법 제48조에서 “한국은행이 발행한 한국은행권은 법화(法貨)로서 모든 거래에 무제한 통용된다.”고 규정함으로써 한국은행권이 모든 경제적 거래에서 법정화폐로 인정된다. 그러나 법정화폐 수령 거부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는 데다 신용카드, 실시간 계좌이체 등 전자결제 수단에 대한 선호, 큰 금액의 채무를 소액 주화를 대량으로 지급하여 수령인의 불편을 초래하는 행위에 대한 사회적 반감 등으로 한국은행권이 완전한 법정화폐로서 기능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쉽게 이해하기
법정화폐는 '이것으로 내면 빚을 갚은 것으로 친다'고 법이 정해 둔 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은행이 발행한 지폐, 곧 한국은행권이 대표적입니다.
이 지위가 중요한 까닭은 거래를 끝내는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신용카드나 계좌이체는 상대가 그 방식으로 받겠다고 동의해야 쓸 수 있지만, 법정화폐는 받는 사람이 원칙적으로 거절할 수 없는 지급수단입니다. 그래서 빚을 진 사람이 법정화폐로 갚겠다고 내밀었는데 받는 쪽이 다른 방식을 고집하며 거절했다면, 빚을 안 갚았다고 빚진 사람을 탓할 수 없습니다.
어디까지를 법정화폐로 받아 줘야 하는지는 나라마다 다릅니다. 동전은 한 번에 낼 수 있는 금액에 상한을 두는 나라도 있는데, 우리 법은 한국은행권에 대해 '무제한'이라고 적어 금액이나 거래 종류로 쓰임을 제한하지 않습니다. 한자 이름 법화(法貨)도 '법으로 정한 돈'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법에 쓰인 지위와 현실 사이에는 틈이 있습니다. 받기를 거절해도 벌칙이 없으니 현금을 받지 않는 매장이 생길 수 있고, 사람들이 카드나 이체를 더 편하게 여기면서 현금이 거래를 끝내는 수단으로 쓰이는 일도 줄었습니다. 법이 무제한이라고 해도 큰 빚을 동전 더미로 갚는 식의 골탕 먹이기는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100만 원을 빌린 사람이 5만 원권 20장을 내밀면, 빌려준 사람이 '계좌로 보내 달라'며 받지 않더라도 법으로는 정당하게 갚으려 한 것이 됩니다. 반대로 10원짜리 동전 10만 개로 100만 원을 갚겠다고 하면, 금액은 맞아도 받는 사람이 세느라 큰 불편을 겪으므로 사회적으로 비난받기 쉽습니다. 동네 가게가 '현금 안 받습니다'라고 붙여 둬도 이를 처벌할 조항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