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금융/비은행금융중개
NBFI · Shadow Banking · Non-Bank Financial Intermediation
집합투자기구(MMF·채권형·혼합형 펀드 등), RP 거래, 유동화기구 등과 같이 은행시스템 밖에서 신용중개기능을 수행하지만 은행 수준의 건전성 규제와 예금자보호가 적용되지 않는 기관 또는 활동을 이르는 용어이다.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은 은행의 전통적인 자금중개기능을 보완하는 한편 금융업의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효율적인 신용 배분에 기여하는 순기능을 발휘한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느슨한 규제 하에 과도한 리스크 및 레버리지 축적, 은행시스템과의 직·간접적 연계성 등을 통해 시스템 리스크를 촉발·확산시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금융안정위원회(FSB),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등 국제금융감독기준 제정기구를 중심으로 그림자금융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 구축 및 규제개혁 논의가 진행되어왔다.
한편 FSB는 그림자금융의 순기능 등을 고려하여 2018년 10월부터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이라는 용어를 보다 중립적인 의미가 담긴 “비은행금융중개(Non-Bank Financial Intermediation)”로 변경하여 사용하고 있다.
쉽게 이해하기
그림자금융은 은행이 아닌 곳에서 돈을 모아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는 금융으로, 은행과 비슷한 일을 하면서도 은행만큼 엄격한 규제나 예금보호는 받지 않는 영역입니다. '그림자'는 불법이라는 뜻이 아니라 은행 규제의 빛이 닿지 않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겉모습은 은행과 달라도 하는 일은 닮았습니다. MMF는 언제든 돈을 찾을 수 있어 예금처럼 쓰이지만, 맡긴 돈은 기업의 단기 어음 등에 빌려준 상태입니다. RP 거래는 채권을 담보로 맡기고 며칠짜리 돈을 빌리는 방식이고, 유동화기구는 대출을 묶어 증권으로 팔아 새 대출 재원을 만듭니다.
이런 금융은 은행이 다루기 어려운 수요에 돈을 대고, 은행과 경쟁해 돈 빌리는 비용을 낮추는 장점이 있습니다. 문제는 짧게 빌려 길게 빌려주거나 빚을 크게 늘리면서도 이를 막는 규제가 약하다는 점입니다. 투자자가 한꺼번에 돈을 빼면 자산을 헐값에 팔아야 하고, 이들에게 돈을 대거나 같은 자산을 가진 은행까지 손실이 번집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금융안정위원회(FSB) 같은 국제기구가 이 영역을 지켜보고 규제를 손보는 논의를 이끌어 왔습니다. 다만 FSB는 '그림자'라는 말이 지나치게 부정적이라고 보아 2018년 10월부터 비은행금융중개라는 중립적인 이름을 씁니다. 같은 대상을 가리키는 두 이름으로 보면 됩니다.
예를 들면
1조 원 규모의 MMF가 현금 550억 원과 만기 3개월짜리 기업어음 9,450억 원을 들고 있다고 합시다. 시장이 불안해져 투자자들이 하루에 3,000억 원을 돌려 달라고 하면, 현금으로 부족한 2,450억 원을 마련하려고 장부가 2,500억 원어치 어음을 2% 싸게 팔아야 합니다. 50억 원의 손실은 남은 투자자에게 돌아가고, 이를 본 투자자가 또 돈을 빼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