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핀 딜레마(Triffin's Dilemma)
트리핀 딜레마(Triffin’s Dilemma)는 예일대 교수 로버트 트리핀(Robert Triffin)이 1960년대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되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제기한 개념으로, 기축통화가 안고 있는 구조적 모순을 뜻한다. 1944년 출범한 브레튼우즈(Bretton Woods) 체제는 금 대신 달러화를 국제결제의 기축통화로 삼고, 금 1온스를 35달러로 고정하여 태환할 수 있도록 한 제도였다. 그러나 달러가 기축통화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국제거래에서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며 전 세계에 달러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
반대로 미국이 흑자를 유지하면 달러 가치는 안정되지만 국제무역과 자본거래에 필요한 유동성이 부족해진다. 이처럼 기축통화국이 적자를 내면 신뢰가 흔들리고, 흑자를 내면 세계 유동성이 위축되는 상충관계를 가리켜 트리핀 딜레마라 한다.
원문 바로잡기
오류“1960년대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되는 상황”
미국은 1971년 전까지 무역수지 흑자를 이어 왔고 1960년대에도 흑자였습니다. 트리핀이 문제 삼은 것은 해외 원조·군사비·해외 투자로 달러가 빠져나가며 생긴 국제수지 적자입니다.
쉽게 이해하기
트리핀 딜레마는 한 나라의 돈이 세계 공용 돈 노릇을 할 때, 세계에 그 돈을 넉넉히 풀어 줄수록 그 돈에 대한 믿음은 약해지는 모순입니다. 이 문제를 처음 짚은 미국 예일대의 경제학자 로버트 트리핀의 이름을 땄습니다.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짜인 브레튼우즈 체제입니다. 각국 통화는 달러에 값을 묶고, 미국은 외국 중앙은행이 달러를 가져오면 언제든 온스당 35달러에 금으로 바꿔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달러가 믿을 만한 까닭은 결국 미국 금고에 쌓인 금이었습니다.
문제는 다른 나라가 무역과 투자에 쓸 달러를 손에 넣으려면 달러가 미국 밖으로 계속 흘러나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미국이 해외에서 물건을 사고, 투자하고, 원조하면서 밖으로 내보내는 돈이 들어오는 돈보다 많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외에 쌓인 달러가 미국의 금보다 많아지면 '정말 다 금으로 바꿔 줄 수 있나' 하는 의심이 생깁니다. 반대로 미국이 달러 유출을 막으면 달러 값은 지켜지지만 세계는 거래에 쓸 돈이 모자라 무역이 움츠러듭니다.
어느 쪽을 골라도 탈이 난다는 점에서 딜레마입니다. 실제로 해외 달러가 미국의 금을 크게 웃돌자 1971년 미국은 달러의 금 교환을 멈췄고, 금에 묶인 이 체제는 얼마 뒤 무너졌습니다. 금 교환이 사라진 지금도 기축통화국이 세계에 돈을 대는 일과 그 돈의 신뢰를 지키는 일 사이의 긴장을 설명할 때 이 이름이 쓰입니다.
예를 들면
미국 금고에 금이 2억 온스 있다면 온스당 35달러로 쳐서 70억 달러어치입니다. 외국 중앙은행들이 가진 달러가 50억 달러일 때는 모두 금으로 바꿔 달라고 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세계 무역이 커져 미국이 몇 년 동안 달러를 더 내보낸 끝에 외국이 가진 달러가 100억 달러가 되면, 금은 그대로 70억 달러어치뿐이라 모두에게 바꿔 줄 수 없습니다. 이를 눈치챈 나라들이 먼저 금으로 바꾸려고 몰리는 것이 이 딜레마가 터지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