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통화정책이란 독점적 발권력을 지닌 중앙은행이 통화량이나 금리에 영향을 미쳐 물가안정, 금융안정 등을 달성함으로써 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말한다. 중앙은행이 처음부터 이와 같은 통화정책을 수행한 것은 아니었다.
초기 정부자금 관리나 은행제도 보호 등의 역할을 주로 하던 중앙은행이 경제상황 변화에 대응하여 적정 수준의 통화공급을 통해 거시경제의 안정을 도모하게 된 것은 1930년대 대공황을 계기로 많은 나라들이 금본위제도를 포기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후 1971년 8월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브레튼우즈체제 하에서 보장된 미 달러화의 금태환을 정지할 것을 선언하면서 본격적으로 중앙은행은 금과의 연계가 단절된 화폐를 발행하고 재량적으로 통화를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통화량과 물가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통화의 방만한 공급을 차단하여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통화정책의 주된 목표로 일반화되고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하였다. 특히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으로 세계경제가 극심한 인플레이션의 폐해를 경험하면서 통화정책의 목표로서 물가안정의 중요성이 더욱 확고해지고 통화정책은 거시경제정책의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다.
쉽게 이해하기
통화정책은 중앙은행이 시중에 도는 돈의 양과 금리를 움직여 물가와 금융을 안정시키는 정책입니다. 돈을 새로 찍어 낼 수 있는 곳이 중앙은행 하나뿐이라서, 돈의 양과 값(금리)을 다루는 일도 중앙은행이 맡습니다. 목표는 물가가 크게 출렁이지 않고 금융시장이 흔들리지 않게 해서 경제가 무리 없이 오래 자라도록 받쳐 주는 것입니다.
작동 원리는 돈의 값을 바꾸는 것입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돈을 빌리기 쉬워져 소비와 투자가 늘고 경기가 살아나지만, 지나치면 물가가 오릅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빚을 내기 부담스러워져 씀씀이가 줄고 물가 오름세가 꺾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정하는 기준금리가 이 방향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중앙은행이 처음부터 이런 일을 한 것은 아닙니다. 초기에는 정부의 돈을 관리하고 은행들이 무너지지 않게 받치는 일이 주였습니다. 금본위제 아래에서는 돈을 금으로 바꿔 줘야 했으니 가진 금에 비해 돈을 마음껏 찍기 어려웠고, 경기에 맞춰 돈의 양을 늘리고 줄일 여지도 좁았습니다. 대공황 때 여러 나라가 금본위제를 버리고, 1971년 미국이 달러를 금으로 바꿔 주던 약속마저 멈추면서 중앙은행은 금에 묶이지 않고 스스로 판단해 돈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금의 굴레가 풀리자 새 위험이 생겼습니다. 돈을 마음대로 찍을 수 있으면 너무 많이 풀 수도 있고, 돈이 물건보다 빨리 늘면 물가가 오릅니다.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으로 세계가 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면서, 돈이 지나치게 풀리지 않게 막아 물가를 지키는 일이 통화정책의 첫째 임무로 굳어졌고, 통화정책은 정부의 재정정책과 함께 경기를 다루는 대표 수단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1억 원을 변동금리로 빌린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대출 금리가 연 3%이면 1년 이자는 300만 원입니다.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으려고 금리를 올려 대출 금리가 연 4%가 되면 이자는 400만 원으로 100만 원 늘어납니다. 이런 집이 많아지면 다른 씀씀이를 줄이게 되고, 물건을 사려는 사람이 줄어 물가 오름세가 누그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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