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환율
자국 통화와 다른 외국 통화가 국내외환시장에서 직접적으로 거래되지 않는 경우 각각의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을 이용해 산출하는 환율을 말한다. 예를 들면 일본 엔화와 원화를 교환할 수 있는 시장이 없으므로 원/엔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결정된 원/달러 환율과 도쿄 외환시장에서 형성된 엔/달러 환율을 이용하여 산출한다.
만약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이고,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엔이라면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00원이 된다. 이처럼 재정환율을 사용하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각국 외환시장에서의 거래가 대부분 미 달러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기타 통화 간 외환시장은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2025년 6월 현재 우리나라는 서울외국환중개회사가 서울 외환시장에서 결정되는 원/달러, 원/위안 환율과 국제금융시장에서 형성된 미 달러화와 다른 통화 간 환율(크로스 레이트)을 매개로 하여 55개 통화에 대한 재정환율을 매일 고시하고 있다.
쉽게 이해하기
재정환율은 두 통화를 직접 맞바꾸는 시장이 없을 때, 각 통화를 미국 달러와 바꾸는 값을 이어 붙여 간접으로 계산한 환율입니다. 원과 엔을 바로 바꾸는 시장은 없지만 원과 달러, 엔과 달러의 교환 값은 매일 정해지니, 달러를 다리로 삼아 원/엔 값을 얻는 식입니다. 여기서 '재정'은 나라 살림(財政)이 아니라 따져서 정한다는 뜻의 裁定입니다.
왜 굳이 달러를 거칠까요? 세계의 외환거래는 대부분 한쪽에 달러를 끼고 이루어집니다. 원을 엔으로 바꾸려는 사람과 엔을 원으로 바꾸려는 사람이 같은 시각에 충분히 모이지 않으면 값이 안정되게 정해지지 않으니, 거래가 넘치는 달러 시장 두 곳의 값을 빌려 쓰는 편이 더 믿을 만합니다.
계산은 나눗셈 한 번입니다. 1달러가 몇 원인지를 1달러가 몇 엔인지로 나누면 1엔이 몇 원인지가 나옵니다. 엔처럼 한 단위 값이 작은 통화는 보통 100엔당 값으로 적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외국환중개가 서울 시장의 원/달러 환율과 국제시장의 달러 대비 각 통화 환율로 여러 통화의 재정환율을 매일 계산해 알립니다. 원과 위안은 서울에 직접 바꾸는 시장이 있어, 그 값도 계산의 다리로 함께 쓰입니다.
예를 들면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엔이라면 1엔은 1,400 ÷ 150 ≈ 9.33원이므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약 933원입니다. 같은 날 국제시장에서 1유로가 1.10달러에 거래된다면 1유로는 1.10 × 1,400 = 1,540원이 됩니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으로 오르면, 엔/달러 환율이 그대로여도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약 967원(1,450 ÷ 150 × 100)으로 따라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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