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부인

일본에서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외화로 환전한 뒤 해외의 고금리 자산에 투자(일종의 yen carry trade)하는 일본의 중·상류층 주부 투자자들을 ‘와타나베(Watanabe)부인’이라고 하는데일본의 개인 외환투자자들을 통칭하는 용어로 확장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이들은 일본의 장기불황(1991~2002년)과 저금리를 배경으로 2000년 무렵부터 등장하였다.

가정의 재정을 담당하는 일본 주부들은 낮은 저축이자에 실망하여 해외로 투자 기회를 찾아 엄청난 규모의 국제금융거래를 일으키며 외환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세력으로까지 성장하면서 글로벌 외환시장의 큰 손으로 통하기 시작하였다.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투자방식은 개인외환거래, 즉 FX(Foreign Exchange) 마진거래이다.

동 거래는 일정액의 증거금을 국내 선물회사나 중개업체에 맡겨두고 특정 해외통화의 변동성을 예측하여 두 종류의 통화를 동시에 사고파는 방식의 외환선물거래인데, 흔히 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달러를 사는 동시에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엔화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쉽게 이해하기

와타나베 부인은 이자가 거의 붙지 않는 엔화 대신 금리가 높은 외국 통화에 돈을 굴린 일본 개인투자자들을 부르는 별명입니다. 와타나베는 일본에서 아주 흔한 성이어서, 특정 인물이 아니라 '평범한 일본 가정의 투자자'를 뭉뚱그려 부르는 이름입니다.

이런 투자자가 나타난 까닭은 일본의 오랜 저금리입니다. 1990년대 초 거품이 꺼진 뒤 경기가 오래 가라앉자 일본은 금리를 0에 가깝게 낮췄고, 은행에 맡겨 둔 돈에는 이자가 사실상 붙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2000년 무렵부터 집안 돈을 관리하던 주부들이 금리가 높은 나라의 통화로 눈을 돌렸습니다.

투자의 뼈대는 캐리 트레이드입니다. 이자가 싼 통화로 빌리거나 바꾼 돈을 이자가 비싼 통화의 자산에 넣어, 두 금리의 차이를 챙기는 것입니다. 변수는 환율입니다. 그사이 엔화 값이 오르면 외화 자산을 다시 엔화로 바꿀 때 손에 쥐는 엔이 줄어, 금리 차로 번 몫이 한꺼번에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들이 많이 쓴 FX 마진거래는 거래 금액의 일부만 증거금으로 맡기고 그 몇 배의 통화를 사고파는 거래입니다.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 두면 금리 차를 챙기면서 엔화가 약해질 때 환차익도 얻지만, 레버리지가 큰 만큼 환율이 반대로 가면 증거금이 빠르게 줄어듭니다. 수많은 개인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다 보니 이들의 매매가 엔화 환율을 흔들 만큼 커져 시장의 큰손으로 불렸습니다.

예를 들면

와타나베 부인이 증거금 100만 엔을 맡기고 10배인 1,000만 엔어치 달러를 1달러 100엔에 샀다고 합시다(10만 달러). 두 나라 금리 차가 연 4%라면 1년에 40만 엔쯤의 이자 차익이 생깁니다. 환율이 1달러 105엔으로 오르면(엔화 약세) 10만 달러는 1,050만 엔이 되어 50만 엔을 더 벌지만, 95엔으로 내리면(엔화 강세) 50만 엔을 잃어 증거금의 절반이 날아갑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사례이며, 실제 사안은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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