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통화바스켓제도

복수통화바스켓제도란 자국과 교역 비중이 큰 복수국가의 통화를 선택하여 통화군(바스켓)을 구성하고 바스켓(basket)을 구성하는 통화들의 가치가 변동할 경우 각 통화별 교역가중치에 따라 자국통화의 환율에 반영하는 환율제도를 말한다. 복수통화바스켓제도는 자국 통화의 가치가 달러화 같은 특정 외국 통화에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바스켓에 포함된 여러 통화의 가치 변화에 따라 변동하게 하여 환율의 안정성을 도모하는 동시에 환율이 주요 교역상대국과의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1980년 2월부터 복수통화바스켓제도를 시행한 바 있으며, 당시 원/달러 환율은 SDR의 대미달러화 환율인 SDR바스켓과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상대국인 미국, 일본, 서독, 영국, 프랑스 통화의 미달러화에 대한 환율변동을 가중평균한 독자바스켓, 그리고 정책조정변수인 실세반영장치의 세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되었다. 이후 점차 정책당국의 영향력 때문에 환율이 외환 수급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1990년 3월 정부는 환율 결정에 시장 원리를 보다 폭넓게 반영하기 위하여 시장평균환율제도로 이행하였다.

쉽게 이해하기

복수통화바스켓제도는 자기 나라 돈의 값을 달러 하나가 아니라 여러 교역상대국 통화를 섞은 꾸러미에 맞춰 정하는 환율제도입니다. 꾸러미에 어느 통화를 얼마나 담을지는 그 나라와 얼마나 많이 거래하는지에 따라 정합니다.

달러 하나에만 묶으면 생기는 문제를 줄이려는 장치입니다. 원화가 달러에 고정되어 있을 때 달러가 엔화보다 강해지면 원화도 덩달아 엔화보다 비싸져, 일본과 경쟁하는 수출품이 아무 이유 없이 불리해집니다. 여러 통화를 거래 비중대로 섞어 두면 어느 한 통화의 움직임이 원화에 그만큼 나뉘어 반영되므로, 교역상대국 전체에 대한 평균적인 원화 값이 안정됩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에 이 제도를 썼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국제통화기금(IMF)의 회계 단위인 SDR, 우리 주요 교역국 통화로 짠 독자 꾸러미, 그리고 당국이 덧붙이는 조정값을 합쳐 정했습니다. 마지막 조정값은 당국이 판단에 따라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에, 환율이 시장에서 외화를 사고팔려는 양을 제대로 담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1990년 은행 사이에서 실제로 거래된 환율을 바탕으로 기준환율을 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이후 1997년 말 외환위기를 거치며 환율을 시장에 맡기는 자유변동환율제도로 넘어갔습니다. 바스켓 방식은 당국이 정한 공식으로 환율을 관리하는 제도에서 시장이 정하는 제도로 가는 중간 단계였던 셈입니다.

예를 들면

꾸러미를 '0.6달러 + 0.4달러어치 엔화(처음에 40엔)'로 짜고 이 꾸러미 하나를 1,000원으로 묶어 둔다고 합시다. 처음에는 1달러가 100엔, 1,000원입니다. 엔화가 달러보다 10% 비싸지면 40엔은 0.44달러가 되어 꾸러미는 1.04달러가 되고, 꾸러미를 계속 1,000원으로 맞추면 1달러는 약 962원(1,000 ÷ 1.04), 100엔은 약 1,058원(1.1 × 962)이 됩니다. 원화로 잰 달러 값은 약 4% 내리고 엔화 값은 약 6% 올라, 원화가 달러에만 묶여 있었다면 엔화 값만 10% 올랐을 것과 달리 변화가 두 통화에 나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사례이며, 실제 사안은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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