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적 물가지수
소비자물가지수를 구성하는 품목들은 가격이 경직적으로 움직이는 품목과 신축적으로 움직이는 품목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그중 경직적으로 움직이는 품목들을 대상으로 만든 물가지수를 경직적 물가지수, 신축적으로 움직이는 품목을 대상으로 한 물가지수를 신축적 물가지수라고 한다. 정부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 공공서비스, 전기·수도, 담배, 보육·급식 가격이나 개인서비스 요금 등은 대체로 가격이 쉽게 오르거나 내리지 않는 특징을 보이므로 경직적 물가를 구성하는 주요 품목이다.
이러한 경직적 물가의 변동은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흐름을 잘 반영하므로 향후 물가 기조를 예측하는데 유용한 지표이다.
쉽게 이해하기
경직적 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 품목 가운데 가격을 좀처럼 바꾸지 않는 것들만 따로 모아 만든 물가지수입니다. 한번 오르면 잘 내리지 않고, 오를 때도 몇 달이나 몇 년에 한 번씩 오르는 품목들이 대상입니다.
가격이 끈적하게 머무는 까닭은 바꾸는 데 절차와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공공요금은 정부의 심의와 승인을 거쳐야 하고, 미용실이나 식당은 메뉴판을 바꾸고 손님의 반발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래서 원가가 조금 흔들려서는 그대로 두다가 쌓인 부담이 커지면 한꺼번에 올립니다. 반대로 채소나 기름값처럼 날씨와 국제 시세에 따라 매주 바뀌는 품목은 신축적 물가로 따로 묶습니다.
이 지수가 물가 흐름을 내다보는 데 쓸모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가격을 드물게 바꾸는 곳은 바꿀 때 앞으로 한동안의 비용과 물가를 미리 따져 정하므로, 그 오름폭에 앞날의 물가 예상이 담깁니다. 또 한번 오른 가격은 쉽게 꺾이지 않아 오래 갑니다. 날씨나 유가 같은 일시적 충격에 전체 물가가 출렁일 때 경직적 물가를 보면 그 밑에 깔린 물가 기조를 가려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느 해 상반기 국제유가 급등으로 휘발유·채소 같은 신축적 물가의 상승률이 1년 전보다 6%까지 치솟았다가, 하반기 유가가 안정되자 1%로 내려왔습니다. 같은 기간 경직적 물가의 상승률은 2.4%에서 3.0%로 천천히 올랐습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떨어졌어도 외식비·공공요금처럼 잘 내리지 않는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으니, 물가 기조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