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순응성
경기순응성이란 통상 경제주체의 위험인식 및 행위, 금융의 제도 및 규제 등의 효과가 경기변동의 움직임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은행대출의 경우 호경기에는 미래에 대한 낙관적 기대 등으로 여신심사기준도 완화되어 대출이 더 크게 증가하여 경기확장에 기여한다.
반면 불경기에는 심사기준이 강화되어 대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여 불황을 더욱 부추기게 된다. 이러한 은행대출의 경기순응적 행태는 신용팽창 또는 위축을 가속시킴으로써 경기변동의 진폭을 더욱 크게 한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정책을 마련할 경우 경기순응성을 완화할 수 있는 경기대응적 정책수단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쉽게 이해하기
경기순응성은 경기가 좋을 때 돈이 더 잘 풀리고 나쁠 때 더 조여지면서, 금융이 경기의 오르내림을 더 키우는 성질입니다. '순응'은 따라간다는 뜻으로, 금융의 움직임이 경기를 거스르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따라 움직인다는 말입니다.
출발점은 사람들의 위험 판단이 경기에 따라 바뀐다는 데 있습니다. 호황에는 빚을 못 갚는 기업이 드물고 담보로 잡은 집이나 땅 값도 올라 대출이 안전해 보이니 은행이 심사를 느슨하게 합니다. 풀린 돈은 소비와 투자로 이어져 경기를 더 띄웁니다. 불황에는 반대로 연체가 늘고 담보 가치가 떨어져 은행이 문을 좁히고, 돈줄이 막힌 기업과 가계가 지출을 줄여 경기가 더 가라앉습니다.
사람의 심리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금융 제도와 규제도 같은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은행이 자기자본을 일정 비율 이상 지켜야 하는 규제 아래서는, 불황에 손실이 나 자본이 줄면 비율을 맞추려고 대출을 더 줄여야 합니다. 담보 가치에 비례해 빌려주는 방식이면 집값이 내릴 때 대출 한도도 함께 줄어듭니다.
이렇게 신용이 늘 때는 더 빨리 늘고 줄 때는 더 빨리 줄어, 호황은 더 뜨거워지고 불황은 더 깊어집니다. 그래서 정책당국은 거꾸로 움직이는 장치를 만들려 합니다. 경기가 좋을 때 은행이 자본이나 손실 대비금을 미리 더 쌓아 두게 하고, 나쁠 때 그것을 쓰게 해 대출이 한꺼번에 끊기지 않도록 하는 식입니다.
예를 들면
한 은행에 대출 신청이 평소 1,000억원 들어오고 그중 70%인 700억원을 승인한다고 합시다. 호황에 신청이 10% 늘어 1,100억원이 되고 승인 비율도 80%로 높아지면 대출은 880억원으로 약 26% 늘어납니다. 불황에 신청이 10% 줄어 900억원이 되고 승인 비율이 55%로 낮아지면 대출은 495억원으로 약 29% 줄어듭니다. 신청은 10%씩만 움직였는데 실제 대출은 그보다 훨씬 크게 출렁입니다.